꽃님들 보기

수술의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며 살아가는 물매화

내친 걸음 2010. 12. 20. 01:52

뜨거운 여름이 기울어 가고 비가 늬웃늬웃 내리는 골짜기 개울가에는 늘씬한 S-line 을 자랑하며 줄무늬가 있는 하얀 난형의 잎을 가진 범의귀과에 물매화가 피어 있는데, 씨방이 위에 올라있어 수술이 씨방에 기대여 아가 숨소리를 듣고서 기지개를 펴며 연한녹색의 꽃밥이 상큼한 붉은입술처럼 둘로 갈라져 있고 주변에 둘러처진 헛수술 5뭉치에서 10-22개의 노란 꿀샘을 만들어 왕관처럼 펼처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사내아이가 입술에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손짓발짓으로 흰꽃잎 위에서 춤추고 있는 광경처럼 보이게 된다.